페이퍼 환타지아에는 여러 친구들이 살아가고 있답니다.
꾸리는 그 중에서도 특별한 친구이죠.
무엇으로 특별하냐구요?
바로 먹는 것에 대한 욕심이에요.
꾸리는 먹는 것 중에서도 사과를 제일 좋아한답니다.
정말로 그런지, 꾸리를 한번 보러 갈까요?
꾸리와 사과
페이퍼 환타지아에 화창한 봄이 찾아왔어요.
따뜻한 햇볕이 여기저기 인사하느라고 무척 바쁘네요.
"랄랄라 랄라라 랄라라랄라 라라라라~"
저기에 우리 친구 꾸리가 보이는군요.
어쩜 콧노래까지 부르고 있어요.
어, 그런데 머리 위에 웬 사과지?
꾸리가 어딜 가는지 우리 한번 물어볼까요?
"꾸리야, 너 지금 어디 가니?"
"묻지 마. 나 지금 되게 바빠."
"야, 머리 위에 있는 건 뭐야?"
"히히, 보면 몰라?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과잖아."
"사과를 왜 머리에 이고 가는 건데?"
"으응, 심으려고. 사과를 심고서 물을 주면 싹이 나겠지?
흐흥, 그 싹이 햇볕을 받고서 점점 자라나면 사과나무가 될 거야.
그러면 사과가 주렁주렁... 그럼 그 사과를 따다가 배불리 먹는 거야.
내가 생각해도 나는 너무 똑똑해. 꾸리꾸리."
아하, 그랬었군요. 꾸리는 사과를 심으러 가는 길이에요.
"히히, 친구들이랑 같이 먹어야지. 그러면 사과가 더 맛있을 거야. 꾸리꾸리.
꾸리는 사과 좋아해~ 꾸리는 사과 잘 먹어~ 꾸리는 사과 심을래~
아, 너무 오래 걸었더니 배가 고픈걸. 뭐 먹을 게 없나?
아하, 그래. 내 머리 위에 사과가 있었지? 꾸리꾸리."
"어머, 꾸리야. 그 사과를 지금 먹어버리면 어떻게 해? 그건 심으려고 가져온 거잖아."
"싫어. 그래도 난 지금 이 사과를 먹을 테야. 무척 배가 고파서 참을 수가 없는걸. 꾸리꾸리."
"너, 사과가 주렁주렁 열리면 친구들과 나눠먹는다고 했잖아."
저런저런. 꾸리가 내 말을 듣지 않아요. 어떡하죠? 벌써 사과를 다 먹어버렸어요.
"우와, 참 맛있다.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만큼 꿀맛인 걸. 꾸리꾸리."
"꾸리야, 꿈을 꾸는 건 좋은 일이야. 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.
어휴, 떡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셨네."